나름 음악 감상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딱히 음향기기에 투자를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.
음질이나 해상도가 중요하지만 실제로 잘 듣는 것보다 편하게 많이 듣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, 몇 년 전에 LG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한 이후에 유선 이어폰을 사용한 적이 거의 없지 않나 싶다.
특히 TWS (True wireless stereo)를 사용한 이후에는 이제 앞으로 도저히 돌아갈 수 없겠단 생각이 든다.
첫 TWS는 기어 아이콘 X (2018)이었고, 한 일 년 사용하다가 숙취와 함께 떠나보냈고, 당시 느꼈던 특징으로는
- 이어버드에서의 스크롤 동작이 엄청 편한데 왜 이후 버즈 시리즈에서는 이것을 없애버렸을까? (스크롤 동작: 이어버드를 쓸어올리는 동작이고 볼륨 컨트롤로 사용)
- 스마트폰을 한쪽 (왼쪽으로 기억) 주머니에 넣으면 특히 끊김 현상이 일어난다. 아마 (스마트폰)-(왼쪽 유닛)-(오른쪽 유닛) 이렇게 뿌려지는 과정에서 (스마트폰)-(왼쪽 유닛) 연결이 불안정해지면서 그런 것이 아닐까?
정도가 있겠다.
다음 사용한 것은 갤러시노트10+을 사면서 함께 구매한 갤럭시 버즈이다 (삼엽충).
일 년 반 가량 사용했고,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기어 아이콘X (2018) 대비 블루투스 안정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점이다.
특히 삼성에서 Wearable을 위한 앱을 런칭하면서 넣어준 이퀄라이저를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, 버즈 시리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.
전반적으로 성능은 무난했으나, 아쉬웠던 점은 배터리 용량이었다. 하지만 뒤에 다시 이야기할 버즈 프로에 비하면 선녀같다는 점이 함정
갤럭시 버즈 라이브는 한 두어 번 껴보고 바로 당근했다.
그 이유를 몇 가지 보면 1. 착용감을 위한 독특한 모양은 오히려 잘못 끼울 경우에 급격한 음질 하락을 가져왔는데, 제대로 끼우는 과정이 너무 어려웠고, 2. 수 년 간 커널형 이어폰만 사용했었기 때문에 오픈형 이어폰의 착용감이 너무 어색했고, 3. ANC (Active noise cancelling) 기능이 앞선 두 단점과 맞물려 도저히 못 써먹을 기능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.
생각보다 시장의 반응이 괜찮아서 조금 의아했다. 조금 더 사용해봤으면 괜찮았을까
갤럭시 버즈 프로는 삼성 (licked) unpack 2021이 끝나자마자 구매했다.
그 이유를 생각해보면
1. 사용하던 버즈는 왼쪽 유닛에 이물질이 쌓여서인지 볼륨 밸런스가 맞지 않아 Good Lock - Sound Assistant에서 수동으로 밸런스를 조정해서 사용하고 있었다, 해당 기능이 양쪽의 볼륨을 모두 조정하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더 큰쪽 볼륨을 줄여서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이었었나보다. 전반적으로 볼륨이 줄어 답답한 기분이 들었다.
2. 그놈의 ANC 나도 한 번 제대로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사용하는 기기가 죄다 삼성 제품인 삼엽충인 나로써는 에어팟 프로를 살 하등의 이유가 없었고 버즈의 성능도 뭐 그냥저냥 쓸만 했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끼던 찰나, 나왔다니까 한 번 써봐야지 했다.
지금까지 약 2주 정도 사용해봤는데, 몇 가지 측면에서 사용기를 적어보자면
생김새와 착용감
- 생각보다 유닛이 귀에 쏙 들어간다. 버즈보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는 느낌인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. 아마 이어팁의 차이가 아닐까
- 다수의 유튜브 리뷰에서 흔들면 귀에서 빠질 것 같다는 의견을 봤는데 귓구멍이 달라 그런가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.
- 케이스가 매트하고 맨들맨들한 느낌이라 케이스를 안 끼우고 다니고 싶은데 쉽게 생채기가 날 것 같아 조만간 케이스를 사 끼워야 할 것 같다.
ANC
- 옛날에 A-Jays 4라는 커널형 이어폰을 썼었는데, 그 친구는 차음성이 엄청 좋고 저음역대가 강한 이어폰이었다. 그런데 외부 소리에 대한 차음성이 좋은 반면 몸 내부의 소음 (내 말소리가 골전도 돼서 들림)이나 이어폰 선과 옷과의 마찰음이 엄청 크게 들렸던 경험이 있다.
- 이어팁의 사이즈에 따라 성능이 매우 달라진다. 처음엔 버즈를 사용했던 경우를 생각해 M 사이즈의 이어팁을 사용했었는데, 뭔가 새는 것 같은 느낌이 나 가장 큰 이어팁으로 바꾸니 ANC 성능이 확 좋아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.
- ANC 이어폰을 사용해보진 않아 비교가 어려우나 ANC 성능 자체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.
- 다만 ANC가 외부 소리를 듣고 그 역위상의 음파를 더하는 일종의 active cancellation과 유사하다고 생각해보면, 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이 아닌 몸 내부에서 들리는 소음이 차단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. 걸으면서 발을 내딛을 때 들리는 일종의 파열음이 몸을 타고 낮은 주파수로 들리는 경우가 있다 (외부에서 들리는 소음은 차단되므로).
- 특히 ANC를 켜는 경우, 아마 일정 threshold 이상의 소리가 들어올 경우 전체적으로 소리를 줄이는 것으로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. ANC를 켜고 뛰면 발소리의 임펄스가 엄청 클 경우에 전체적으로 소리가 확 작아졌다가 올라오는 현상이 있다.
- 바람 소리에 대한 왈가왈부가 많이 있던데 사무실에서 소형 선풍기를 얼굴쪽으로 쐬면서 하루 종일 일하는 나의 경우 바람소리 때문에 ANC를 못쓰겠다 하는 생각은 안 들었다.
- 전체적으로는 만족
외부 소리 듣기
- 버즈때부터 사용하던 기능이나 그 크기가 훨씬 세분화 되었고 사람 목소리 대역을 더 크게 들려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.
- 외부 소리 듣기 정도를 4단계로 조정이 가능한데, 3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폭이 엄청 크다. 4단계는 보청기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말이 아녀.
Latency
- Latency는 아마 Codec과 관련이 되어있을 것 같고 버즈는 이전 시리즈들부터 계속 고유의 codec인 SSC (samsung scalable codec)를 사용해왔다.
- 컨텐츠 (예를 들면 유튜브)를 틀면 처음에는 영상-음성 간 delay가 발생하나 음성은 그대로 두고 영상을 밀어 sync를 맞추는 방식으로 추정된다.
- 갤럭시탭s7+ R OS에서의 영상-음성 간 초기 delay와 그것에 대한 recovery time (시작시간부터 sync를 맞추는 시간까지의 시간 차이?)이 Q OS, 버즈의 경우보다 delay가 더 크고 recovery time도 더 긴 것처럼 느껴졌다.
계속 업데이트 :-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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